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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을 되묻다|『구의 증명』 독서 후기 최진영 작가의 『구의 증명』은 우리 사회의 아픈 이면을 조용히 들추는 작품이다. 겉으로는 소설이지만, 그 안에는 너무나 현실적인 상실과 죽음, 남겨진 자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구의’라는 인물의 죽음을 통해 시작되는 이야기는 단순한 자살의 재구성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외면했던 누군가의 아픔, 말하지 못했던 고통,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들 사이에 필요한 이해와 공감을 되묻는 여정이다.1. 구의의 죽음이 남긴 질문들소설은 ‘구의’라는 한 고등학생의 자살로 시작된다. 이 죽음은 단지 개인의 선택으로 묘사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의 삶 주변을 천천히 비춰주며, 그를 둘러싼 가족, 친구, 사회의 무관심과 구조적인 무력감을 드러낸다. 최진영 작가는 구의의 죽음을 통해 “왜 죽었는가?”라는 질문보다 “.. 2025. 5. 6.
김청귤 에세이 추천|별의 씨앗으로 감정을 배우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마음속 말을 꺼내는 것이 버거운 이들에게 감정 에세이는 하나의 창이 되어줍니다. 김청귤 작가는 『너는 나의 할 말이었어』로 데뷔한 이후 섬세한 문장력과 감성 깊은 통찰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녀의 신간 『별의 씨앗』은 감정이라는 언어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따뜻한 문장으로 말을 건네는 책입니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감정의 결을 세밀히 짚어주는 이 책은 특히 마음의 언어에 서툰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냅니다.1. 감정을 말로 꺼낸다는 것의 어려움『별의 씨앗』의 중심에는 “감정을 솔직히 표현한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청귤 작가는 글을 통해 우리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주저함을 겪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사랑.. 2025. 5. 6.
랑과 나의 사막 리뷰|감성 깊은 에세이 추천 인생의 첫 단추를 꿰는 20대는 불확실성과 불안정함, 그리고 깊은 감정의 파도를 동시에 경험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의 독서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삶을 되돌아보게 하고, 자신을 찾게 만드는 도구가 됩니다.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뤼슬루의 에세이 『랑과 나의 사막』은 이처럼 내면의 여정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완벽한 책입니다. 사막이라는 고립된 공간에서 만난 한 인물 ‘랑’을 통해 저자는 삶, 관계, 고독을 깊이 있게 성찰합니다. 20대 독자에게 이 작품은 자기 자신과 마주하는 거울이자, 감정의 진정성을 되짚는 계기를 선물합니다.1. 사막이라는 공간이 주는 감정적 울림『랑과 나의 사막』에서 가장 먼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사막’이라는 공간입니다. 저자 뤼슬루는 프랑스 지성인이자 사회학자로서.. 2025. 5. 6.
천선란 『천 개의 파랑』 독서후기 - 인간과 로봇의 공존을 말하다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은 단순한 SF 소설을 넘어,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에 대해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감성적 문학 작품이다. 경마용 로봇 ‘경이’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며, 그를 둘러싼 인간들과의 관계, 감정, 상호작용이 진한 여운을 남긴다. 이 글에서는 인공지능의 감정 묘사, 인간-로봇 간 유대감, 그리고 기술과 인간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공존 가능성에 대해 심층 분석한다.인공지능의 감정 묘사『천 개의 파랑』의 핵심은 로봇 ‘경이’가 단순한 기계가 아닌, ‘존재’로서 독자에게 다가온다는 점이다. 천선란은 AI 기술을 배경으로 한 설정 속에서도, 감정이라는 본질적인 인간의 특성을 로봇에게 부여함으로써 독특하고 깊이 있는 SF 서사를 구축했다. 일반적으로 AI는 명령을 수행하고 계산하는 존.. 2025. 5. 1.
직장인 위로책 『탕비실』, 감정노동 공감 (100% 이미예작가) 감정노동은 단순히 업무의 일부가 아닙니다. 그것은 매일 반복되는 직장생활 속에서 자신을 억누르고 타인을 배려하는 고된 감정의 노동입니다. 이미예 작가의 에세이 『탕비실』은 이러한 감정노동의 본질을 섬세하게 짚어내며, 마치 숨겨진 공감대를 건드리는 듯한 서정적인 문체로 직장인 독자들의 마음을 어루만집니다. ‘탕비실’이라는 공간을 통해 현실과 마음속 갈등을 연결하는 이 책은 바쁜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책 한 권의 휴식’이라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감정노동을 대변하는 이야기들『탕비실』은 평범한 직장인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담아냅니다. 그 일상은 겉으로 보기에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숱한 감정의 갈등과 노동이 숨어 있습니다. 작가는 ‘고객의 말에 웃으며 대답하지만 속으로는 분노를 삭이는 순간.. 2025. 5. 1.
사랑이 끝난 뒤, 마음은 어디로 가나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소설) 공지영 작가의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사랑의 끝자락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상실과 고독,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섬세한 문장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단순한 이별 이야기 이상의 깊이를 갖춘 이 책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감정의 파편을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과, 이별 이후 마음이 흘러가는 방향에 대한 고찰을 진솔하게 풀어보려 합니다.사랑의 끝, 감정은 어떻게 흐르는가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떠오른 감정은 ‘익숙함의 상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사랑할 때 가장 크게 의지하는 건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내 곁에 있다는 안정감입니다. 공지영은 그런 감정의 무게를 실감 나는 문장들로 그려냅니다. “그 사람이 없는 시간이 이렇게도 깊을 줄 몰랐다”라는 식의 문장은.. 2025. 4.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