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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에세이

김청귤 에세이 추천|별의 씨앗으로 감정을 배우다

by 쓸궁리N 2025.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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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어렵고, 마음속 말을 꺼내는 것이 버거운 이들에게 감정 에세이는 하나의 창이 되어줍니다. 김청귤 작가는 『너는 나의 할 말이었어』로 데뷔한 이후 섬세한 문장력과 감성 깊은 통찰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그녀의 신간 『별의 씨앗』은 감정이라는 언어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따뜻한 문장으로 말을 건네는 책입니다. 단순한 위로를 넘어, 감정의 결을 세밀히 짚어주는 이 책은 특히 마음의 언어에 서툰 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1. 감정을 말로 꺼낸다는 것의 어려움

『별의 씨앗』의 중심에는 “감정을 솔직히 표현한다는 것”에 대한 깊은 고민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김청귤 작가는 글을 통해 우리가 감정을 말로 표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망설임과 주저함을 겪는지를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사랑받고 싶으면서도 거절당할까 두려워 말하지 못하고, 외로우면서도 차마 “외롭다” 말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 작가는 그런 감정의 단면을 마치 빛에 비추듯 펼쳐 보입니다. 20대 초반의 독자라면, 감정의 언어를 익히는 데 서툴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과의 대화, 친구와의 갈등, 연인과의 오해 모두 말 한마디로 엇갈리기 쉽고, 그로 인한 후회가 쌓여갑니다. 이 책은 그런 경험을 한 번이라도 해본 이들에게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김청귤 작가는 “감정은 미리 배우지 못한 언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내보일 때마다 서툴고, 때로는 고장 나기도 합니다. 『별의 씨앗』은 그 고장 난 언어를 천천히 꺼내고, 다듬어주고, 감정이라는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토양을 준비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2. 문장으로 건네는 위로의 힘

김청귤 작가의 글은 독특한 위로의 결을 지닙니다. 단순히 “괜찮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괜찮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하며, 아픔을 인정하고 껴안게 만듭니다. 『별의 씨앗』에는 그런 문장들이 가득합니다. “모든 감정은 지나가지만, 지나가기 전까지는 함께 있어줘야 한다” 같은 문장은 우리 마음에 천천히 스며듭니다. 작가의 글은 독자의 상처를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그 자리에 머물며 말을 겁니다. 이 진정성은 글의 ‘속도’에서 비롯됩니다. 빠르게 흘러가지 않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문장은 감정을 충분히 느끼도록 도와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잠시 멈춰야 할 때, 감정이 소란할 때, 꺼내 읽기에 적합합니다. 특히 20~30대 독자층에게는 SNS 중심의 소통 방식에서 벗어난 느린 언어의 아름다움을 다시 일깨워 줍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짧고 강한 문장들이 사람의 마음을 자극하지만, 김청귤의 글은 길고 부드러운 문장으로 진심을 담아냅니다. 감정은 강하게 말한다고 전달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3. 감정의 씨앗을 심는 삶의 태도

『별의 씨앗』이라는 제목은 상징적입니다. 감정은 씨앗처럼 보이지 않지만 우리 안에 분명히 존재하며, 조건이 갖춰지면 자라나고 꽃을 피운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김청귤 작가는 우리 안의 감정 씨앗이 어떻게 발아하고 성장하는지를 글을 통해 보여줍니다. 그녀는 스스로를 “마음의 정원을 돌보는 사람”이라고 표현합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상처받고 지치고 무뎌지지만, 마음속 어딘가엔 여전히 생명력 있는 감정의 씨앗이 있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믿음을 독자에게도 전이시키며, 스스로를 더 잘 돌보고 이해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줍니다. 감정은 표현되지 않으면 서서히 메말라 갑니다. 작가는 감정을 숨기지 않고 적절히 표현하고, 가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 방법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감정 일기 쓰기’, ‘하루 중 마음이 움직인 순간 돌아보기’, ‘누군가에게 감정을 솔직하게 말해보기’ 같은 작고 사소한 실천이 씨앗을 틔우는 첫걸음이 됩니다.

김청귤 작가의 『별의 씨앗』은 단순한 감성 에세이를 넘어, 감정이라는 언어를 배워가는 모든 이에게 선물 같은 책입니다. 감정을 다루는 일이 어렵고, 때론 고통스럽지만 그 안에는 분명히 씨앗이 존재한다는 작가의 메시지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진하게 남을 것입니다.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싶을 때,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을 때, 이 책을 곁에 두길 권합니다. 조용히 위로받고, 조심스레 감정의 언어를 익혀가는 여정을 함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