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에세이

한강 작가 『흰』 감상문 | 소멸 속에서도 남는 것들에 대하여

by 쓸궁리N 2025. 4. 27.
반응형

🧺 『흰』 책 정보

  • 제목: 흰
  • 저자: 한강
  • 출판사: 문학동네
  • 출간일: 2016.05.19.
  • 장르: 문학 / 소설 / 산문

📚 『흰』, 한 편의 긴 숨처럼

『흰』은 소설 같기도 하고, 시 같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의 오래된 기도문처럼 느껴지는 책입니다.
'흰색'이라는 단어를 매개로, 사라짐과 탄생, 기억과 상실을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이 책은 서사를 앞세우지 않습니다.
대신 한 편 한 편 짧게 놓인 글들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장 조용한 슬픔을 발견하게 해줍니다.

'흰'이라는 색이 가진 모든 감정을 끌어내어,
결국 삶이란, 사랑이란, 잃어버림을 받아들이는 일임을 속삭이는 듯합니다.


📌 『흰』의 주요 테마: 사라지는 것, 그러나 남아 있는 것

『흰』에는 '소금', '눈', '옷', '이빨', '베갯잇', '백발' 같은
흰색을 가진 사물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 사물들은 모두 하나의 상징처럼,
삶과 죽음, 잃음과 남음을 이야기합니다.

특히,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난 '작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조용하지만 깊게 다가옵니다.
존재했던 시간은 짧았지만,
그 존재가 남긴 공기와 여운은 결코 짧지 않았다는 걸,
한강 작가는 흰 사물들을 빌려 조용히 이야기합니다.


📖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

🌿 "살아서 남은 것은 상실뿐이었다."

상실은 무겁고, 차갑고, 때로는 무력합니다.
그러나 『흰』 속에서는 이 상실이 견디고, 살아내는 힘으로 변합니다.

살아남았다는 것은, 결국 많은 것을 잃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잃음 속에서도 여전히 숨 쉬는 사람,
사라진 것들을 기억하며 사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은 조용히 빛납니다.


🌿 "눈이 내렸다. 지상의 모든 것을 덮으려는 듯이."

한없이 부드럽고 조용한 눈.
하지만 그 눈은 또한 모든 것을 감추고, 지워버리기도 합니다.
살면서 우리가 겪는 슬픔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소리 없이 내려와 가슴을 덮고, 조용히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슬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눈을 맞으며 살아갑니다.


🌿 "나는 이 하얀 것들의 이름을 하나씩 불러본다."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흩어질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이름을 붙이고 기억합니다.

한강 작가는 '흰'이라는 색 안에,
이름 붙여진 수많은 작은 슬픔들을 조용히 모아두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자신의 잃어버린 기억들을 하나하나 부르는 것 같은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 부름이야말로 살아남은 자가 할 수 있는 가장 따뜻한 애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내가 『흰』을 읽고 실천하고 싶은 것들

기억하기
조용히 사라진 것들을 외면하지 않고, 작은 기억이라도 품어 안고 살기.

이름 부르기
사소한 것이라도 소중히 이름 붙이고, 불러주기.
사라지는 모든 것에 대한 작은 경의를 담아.

흰 여백 남기기
삶을 채우는 것만큼, 비워두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배우기.
지나간 것, 흘러가는 것, 모두 다 안아주기.


🎯 이런 분께 추천해요

🌾 조용히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분
🌾 소멸과 상실을 감정적으로나 철학적으로 사유해보고 싶은 분
🌾 한강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맑은 문장을 좋아하는 분
🌾 일상 속 작은 것들을 더 깊게 바라보고 싶은 분


📖 마무리하며

『흰』은 단숨에 읽히는 책이 아닙니다.
조용히, 천천히, 조금씩 곱씹으며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책을 덮고 나면 문득 깨닫게 됩니다.
사라지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남겨진 우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요.

"삶은 결국, 흰색 위에 조심스레 남기는 작은 흔적들."
그 흔적을, 나는 이제 더 사랑하고 싶어졌습니다.

오늘, 나의 흰 조각 하나를 조심히 꺼내어봅니다. 🕊️

 

 

함께 이야기 나눠요 😊 댓글과 공감은 언제나 큰 힘이 됩니다 💬
– 오늘도 쓸궁리N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반응형